형사소송 증거법_자유심증주의
자유심증주의의 개념
- 형사소송법 제308조는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자유심증주의(증거평가자유원칙)을 선언한 것으로서, 자유심증주의란 증거의 증명력을 적극적 또는 소극적으로 법정하지 아니하고 법관의 자유로운 판단에 맡기는 주의를 말한다.
- 자유심증주의의 반대개념인 '법정증거주의'는 일정한 증거가 있으면 반드시 유죄로 인정하여야 하고, 일정한 증거가 없으면 유죄로 할 수 없도록 하여 증거에 대한 증명력의 평가에 법률적 제약을 가하는 것을 말한다.
- 자유심증주의는, 형사소송의 목적, 즉 실체진실의 발견을 위한 합리적인 증거법칙이라 할 수 있는바, 자유심증주의에 의하여 법관은 사실을 인정하는데 아무런 법률적 구속을 받지 아니하고 구체적으로 타당한 증거가치를 판단하여 사안의 진상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1항, 제308조는 증거에 의하여 사실을 인정하되 그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의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것은 법관이 증거능력 있는 증거 중 필요한 증거를 채택·사용하고 증거의 실질적인 가치를 평가하여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법관의 자유심증에 속한다는 것을 뜻한다(대법원 2017도14322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판례_자유심증주의의 내용
[1] 자유심증주의에서 자유판단의 '대상'자유심증주의에 의하여 법관이 자유롭게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증거의 증명력인바, 증거의 증명력이란 사실인정을 위한 증거의 실절적 가치, 즉 증거가치를 뜻한다.
[2] 자유심증주의에서 자유판단의 '의미' 자유심증주의는 증거의 증명력을 법관의 자유판단에 의하도록 하고 있는바 여기서 자유판단이란 증명력 판단에 있어서 법관이 법률적 제한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증거의 취사선택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의하며, 모순되는 증거가 있을 때 어떤 증거를 믿는가도 법관의 자유에 의한다. 어떤 증거가 있어야 사실이 증명되고, 어느 증거에 어떤 가치가 있는가를 결정하는 기준이나 법칙은 있을 수 없다.
마약류 매매 여부가 쟁점이 된 사건에서 매도인으로 지목된 피고인이 수수사실을 부인하고 있고 이를 뒷받침할 금융자료 등 객관적 물증이 없는 경우, 마약류를 매수하였다는 사람의 진술만으로 유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진술이 증거능력이 있어야 함은 물론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만한 신빙성이 있어야 한다. 신빙성 유무를 판단할 때에는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 객관적 상당성, 전후의 일관성뿐만 아니라 그의 인간됨, 진술로 얻게 되는 이해관계 유무 등을 아울러 살펴보아야 한다. 특히, 그에게 어떤 범죄의 혐의가 있고 그 혐의에 대하여 수사가 개시될 가능성이 있거나 수사가 진행 중인 경우에는, 이를 이용한 협박이나 회유 등의 의심이 있어 그 진술의 증거능력이 부정되는 정도에까지 이르지 않는 경우에도, 그로 인한 궁박한 처지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진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여부 등을 살펴보아야 한다(대법원 2014도1779 판결).
형사소송법은 증거재판주의와 자유심증주의를 기본원칙으로 하면서, 범죄사실의 인정은 증거에 의하되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의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그것이 실체적 진실발견에 적합하기 때문이지 법관의 자의적인 판단을 인용한다는 것은 아니므로, 비록 사실의 인정이 사실심의 전권이더라도 범죄사실이 인정되는지는 논리와 경험법칙에 따라야 하고, 충분한 증명력이 있는 증거를 합리적 이유 없이 배척하거나 반대로 객관적인 사실에 명백히 반하는 증거를 근거 없이 채택·사용하는 것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으로서 법률 위반에 해당한다. 또한 범죄의 유무 등을 판단하기 위한 논리적 논증을 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사항에 대한 심리를 다하지도 아니한 채 합리적 의심이 없는 증명의 정도에 이르렀는지에 대한 판단에 섣불리 나아가는 것 역시 실체적 진실발견과 적정한 재판이 이루어지도록 하려는 형사소송법의 근본이념에 배치되는 것으로서 위법하다.
그러므로 사실심 법원으로서는, 형사소송법이 사실의 오인을 항소이유로는 하면서도 상고이유로 삼을 수 있는 사유로는 규정하지 아니한 데에 담긴 의미가 올바르게 실현될 수 있도록 주장과 증거에 대하여 신중하고 충실한 심리를 하여야 하고, 그에 이르지 못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는 등으로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때에는, 사실인정을 사실심 법원의 전권으로 인정한 전제가 충족되지 아니하므로 당연히 상고심의 심판대상에 해당한다. 자백의 신빙성 유무를 판단할 때에는 자백 진술의 내용 자체가 객관적으로 합리성이 있는지, 자백의 동기나 이유는 무엇이며, 자백에 이르게 된 경위는 어떠한지, 그리고 자백 외의 정황증거 중 자백과 저촉되거나 모순되는 것은 없는지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나아가 피고인이 수사기관에서부터 공판기일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범행을 자백하다가 어느 공판기일부터 갑자기 자백을 번복한 경우에는, 자백 진술의 신빙성 유무를 살피는 외에도 자백을 번복하게 된 동기나 이유 및 경위 등과 함께 수사기관 이래의 진술 경과와 진술의 내용 등에 비추어 번복 진술이 납득할 만한 것이고 이를 뒷받침할 증거가 있는지 등을 살펴보아야 한다(대법원 2015도17869 판결).
[3] 자유심증주의에서 자유판단의 '기준'과 심증형성의 정도자유심증주의는 사실인정의 합리성을 그 이념으로 한다. 즉, 사실인정은 통상인이면 어느 누구도 의심하지 않을 정도로 보편타당성을 가져야 하는것이고, 이러한 보편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하여는 법관의 사실인정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합치하여야 하는 것이다. 논리법칙이란, 논리학상의 공리로서 자명한 사고법칙을 말하는바, 명백하고 타당한 결함이나 모순 없는 논증을 요구한다. 경험법칙이란, 개별적인 체험의 관찰과 그 일반환에 의하여 경험적으로 얻어진 법칙을 의미한다.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1항, 제308조는 증거에 의하여 사실을 인정하되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법관이 증거능력 있는 증거 중 필요한 증거를 채택·사용하고 증거의 실질적인 가치를 평가하여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법관의 자유심증에 속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충분한 증명력이 있는 증거를 합리적인 근거 없이 배척하거나 반대로 객관적인 사실에 명백히 반하는 증거를 아무런 합리적인 근거 없이 채택·사용하는 등으로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어긋나는 것이 아닌 이상, 법관은 자유심증으로 증거를 채택하여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2013도11650 전원합의체 판결).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갖도록 할 수 있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합리적 의심이란 모든 의문이나 불신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논리와 경험법칙에 기하여 증명이 필요한 사실과 양립할 수 없는 사실의 개연성에 대한 합리적인 의문을 의미한다. 따라서 단순히 관념적인 의심이나 추상적인 가능성에 기초한 의심은 합리적 의심에 포함되지 않는다. 법관은 반드시 직접증거로만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이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은 아니고, 직접증거와 간접증거를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라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이 있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대법원 2016도15526 판결).
형사소송에서는 범죄사실이 있다는 증거는 검사가 제시하여야 하고, 피고인의 변소가 불합리하여 거짓말 같다고 하여도 그것 때문에 피고인을 불리하게 할 수 없으며, 범죄사실의 증명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고도의 개연성을 인정할 수 있는 심증을 갖게 하여야 하는 것이고, 이러한 정도의 심증을 형성하는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자유심증주의를 규정한 형사소송법 제308조가 증거의 증명력을 법관의 자유판단에 의하도록 한 것은 그것이 실체적 진실발견에 적합하기 때문이지 법관의 자의적인 판단을 인용한다는 것은 아니므로, 증거판단에 관한 전권을 가지고 있는 사실심 법관은 사실인정에 있어 공판절차에서 획득된 인식과 조사된 증거를 남김없이 고려하여야 한다. 그리고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맡겨져 있으나 그 판단은 논리와 경험법칙에 합치하여야 하고, 형사재판에 있어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여야 한다. 특히, 유전자검사나 혈액형검사 등 과학적 증거방법은 그 전제로 하는 사실이 모두 진실임이 입증되고 그 추론의 방법이 과학적으로 정당하여 오류의 가능성이 전무하거나 무시할 정도로 극소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법관이 사실인정을 함에 있어 상당한 정도로 구속력을 가지므로, 비록 사실의 인정이 사실심의 전권이라 하더라도 아무런 합리적 근거 없이 함부로 이를 배척하는 것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07도1950 판결).
자유심증주의의 예외
[1] 자백의 증명력 제한
형사소송법 제310조에는 '자백의 보강법칙'을 규정하고 있다("피고인의 자백이 그 피고인에게 불이익한 유일으 증거인 때에는 이를 유죄의 증거로 하지 못한다."). 따라서 자박에 대한 보강증거가 없을 때에는 자백에 의하여 유죄의 심증을 얻는 경우에도 유죄를 선고할 수 없다는 점에서 자백의 증명력 제한은 자유심증주의의 예외가 된다고 할 수 있다.
[2] 공판조서의 증명력
형사소송법 제56조에는 "공판기일의 소송절차로서 공판조서에 기재된 것은 그 조서만으로 증명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에 따라 공판기일의 소송절차로서 공판조서에 기재된 것이라면 법관의 심증 여하를 불문하고 그 기재된 내용대로 인정하여야 한다는 점에서 자유심증주의에 대한 예외가 된다고 해석한다.
[3] 피고인의 진술거부와 자유심증주의
형사소송법은 피고인에게 진술거부권을 보장하고 있는바(형사소송법 제283조의 2), 피고인이 진술을 거부한 때에는 진술거부권의 행사를 피고인에게 불이익한 증거로 사용할 수 없으며, 법원이 진술거부의 동기를 심리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으며, 증언거부권을 가진 증인이 증언을 거부한 때에도 같은 이론이 적용된다고 해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