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소송 재산분할청구 권리의 제척기간 도과로 인한 소멸과 변경
이혼재산분할 청구권의 소멸
이혼재산분할 청구권은 협의상 또는 재판상 이혼한 날부터 2년이 지나면 소멸한다(제839조의2 제3항, 제843조). 2년 제척기간 내에 재산의 일부에 대해서만 재산분할을 청구한 경우 청구 목적물로 하지 않은 나머지 재산에 대해서는 제척기간을 준수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재산분할청구 후 제척기간이 지나면 그때까지 청구 목적물로 하지 않은 재산에 대해서는 청구권이 소멸한다. 재산분할재판에서 분할대상인지 여부가 전혀 심리된 바 없는 재산이 재판확정 후 추가로 발견된 경우에는 이에 대하여 추가로 재산분할청구를 할 수 있으나(대법원 2003. 2. 28. 선고 2000므582 판결), 추가 재산분할청구 역시 이혼한 날부터 2년 이내라는 제척기간을 준수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6. 22. 자 2018스18 결정).
① 이혼으로 인한 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이 성립한 때에 그 법적 효과로서 비로소 발생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협의 또는 심판에 의하여 구체적 내용이 형성되기까지는 범위 및 내용이 불명확·불확정하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권리가 발생하였다고 할 수 없으므로, 협의 또는 심판에 의하여 구체화되지 않은 재산분할청구권을 혼인이 해소되기 전에 미리 포기하는 것은 그 성질상 허용되지 아니한다(대법원 2003. 3. 25. 선고 2002므1787 등 판결).
② 한편, 혼인이 파탄에 이른 당사자가 협의이혼을 할 것을 약정하면서 이를 전제로 하여 재산분할청구권을 포기하기로 합의하였다면, 이는 협의이혼절차가 유효하게 이루어질 것을 조건으로 하는 조건부 의사표시로서 유효하다. 그리고 협의 또는 심판에 의하여 구체화되지 않은 재산분할청구권은 채무자의 책임재산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재산분할에 관한 협의로서 이를 포기하는 행위’ 또한 채권자취소권의 대상이 될 수 없다[대법원 2013. 10. 11. 선고 2013다7936 판결(사안 : 원고는 A녀의 금전채권자이다. A녀는 남편인 B남과 협의이혼하면서 재산분할청구를 포기하는 내용의 약정을 하였다. 원고는 ① 채권자취소권의 행사로서 채무자인 A녀의 ‘재산분할포기약정’을 취소하고, ② A녀를 대위하여 A녀의 B남에 대한 재산분할청구권을 행사하여 B남 명의 재산에 대하여 이전등기청구를 하였다)].
③ 다만 아직 이혼하지 않은 당사자가 장차 협의상 이혼할 것을 합의하는 과정에서 이를 전제로 재산분할청구권을 포기하는 서면을 작성한 경우, 부부 쌍방의 협력으로 형성된 공동재산 전부를 청산·분배하려는 의도로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는 재산액, 이에 대한 쌍방의 기여도와 재산분할 방법 등에 관하여 협의한 결과 부부 일방이 재산분할청구권을 포기하기에 이르렀다는 등의 사정이 없는 한 성질상 허용되지 아니하는 ‘재산분할청구권의 사전포기’에 불과할 뿐이므로 쉽사리 ‘재산분할에 관한 협의’로서의 ‘포기약정’이라고 보아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6. 1. 25. 자 2015스451 결정 : 청구인과 상대방 사이에 쌍방의 협력으로 형성된 재산액이나 쌍방의 기여도, 분할방법 등에 관하여 진지한 논의가 있었다고 볼 아무런 자료가 없고, 청구인에게 재산분할청구권을 포기할 합리적인 이유를 찾아볼 수 없는 이 사건에서 청구인이 비록 협의이혼에 합의하는 과정에서 재산분할청구권을 포기하는 서면을 작성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성질상 허용되지 아니하는 재산분할청구권의 사전포기에 불과하다).
재산분할청구권과 상속
재산분할청구권을 청산적 요소와 부양적 요소로 나누어 청산적 요소는 상속이 되지만, 부양적 요소는 상속이 되지 않는다는 견해가 일반적이나, 앞서 보았듯이 부양적 요소는 어디까지나 청산적 요소에 부수하는 것에 불과하므로 이러한 개념상의 구분에 의하여 재산분할청구권을 분리하여 생각할 수는 없다(서울가정법원 2010. 7. 13. 자 2009느합289 심판).
⑴ 권리자가 사망한 경우
재산분할청구권은 그 행사에 관하여 당사자의 의사가 절대적으로 존중되어야 하는 행사 상의 일신전속권에 해당하므로 재산분할청구권을 가진 배우자 일방이 사망 이전에 이를 행사한 경우에만 그 권리가 상속인들에게 승계된다고 하여야 한다.
⑵ 의무자가 사망한 경우
① 재산분할의무를 부담하고 있는 배우자 일방이 사망한 경우에는 다른 일방이 그 사망 이전에 의무자를 상대로 재산분할청구권을 행사하지 않았더라도 그 의무는 상속인들에게 승계된다고 하는 것이 타당하다. 재산분할청구권이 행사상의 일신전속권이라 하더라도, 그 전속권으로서의 성질은 행사를 하는 면, 즉 능동적으로 행사하는 면에 국한되어야 하고, 상대방으로부터 재산분할청구를 당하는 면, 즉 수동적인 면에까지 위와 같은 성격을 확장할 수는 없다. 상대방으로부터 재산분할청구권 행사를 당하는 것까지도 행사라고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피상속인의 사망이라는 우연한 결과 때문에 상대방의 재산분할청구권 행사가 방해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서울가법 2010. 7. 13. 자 2009느합289 심판 : 청구인과 망인이 2007. 12. 18. 협의이혼신고를 마친 사실, 망인은 2008. 7. 9. 사망한 사실은 앞서 살핀 바와 같고, 청구인이 2009. 12. 14. 이 사건 재산분할 심판청구를 한 사실은 기록상 명백한 바,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청구인은 망인 사망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재산분할청구권을 보유하고 있고, 제척기간 내에 망인의 상속인인 상대방들을 상대로 재산분할 심판청구를 함으로써 위 권한을 행사하였으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는 적법하다).
② 한편, 재산분할청구권이 행사된 뒤에 의무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그 의무가 당연히 상속인들에게 승계된다고 하는 점에 관하여는 별 다른 이견이 없다. 대법원 2009. 2. 9.자 2008스105 결정도 사실혼관계의 당사자 중 일방인 을이 의식불명이 되자 상대방인 갑이 일방적으로 사실혼관계의 해소를 주장하면서 재산분할심판청구를 하였는데 그 재판 과정에서 을이 사망한 사안에서, 갑과 을의 사실혼관계는 갑의 일방적 파기로 인해 해소되었고, 이에 따라 갑은 을에게 재산분할청구권을 가진다고 한 다음(원심은 이와 달리 “사실혼관계의 당사자 중 일방인 소외인이 갑자기 의식불명상태에 빠지고 그 의식불명기간에 다른 당사자인 청구인이 한 사실혼관계를 해소하는 의사표시를 수령하지 못한 상태에서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사망한 경우 그 사실혼관계는 청구인의 의사표시에 의해서 해소된 것이 아니라 망인의 사망으로써 종료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므로 청구인에게는 재산분할청구권이 인정된다고 할 수 없다.”라고 판시하였다), 그 뒤 을이 사망함으로 인하여 을의 재산분할의무가 을의 상속인들에게 승계되었음을 전제로 위 재산분할청구심판 절차를 을의 상속인들이 수계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이혼 재산분할청구권 적용범위
⑴ 혼인취소
민법에는 규정이 없으나, 이 경우에도 재산분할이 인정된다(가사소송법 제2조 제1항 나.⑵ 마류사건 4호 참조).
⑵ 사실혼
사실혼은 당사자 간에 혼인의사가 있고 실제로 부부공동생활을 하고 있지만 다만 혼인신고가 안 되어서 법률상 혼인으로서 인정되지 않는 경우이므로, 사실혼의 경우에도 법률혼에 관한 규정 중 혼인신고를 전제로 하는 효과 이외의 것은 유추적용 할 수 있다. 재산분할청구권은 부부공동재산의 청산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혼의 경우에도 유추적용할 수 있다.
⑶ 중혼적 사실혼
판례는 중혼적 사실혼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실혼으로서 보호받을 수 없다고 하여 중혼적 사실혼이 해소된 경우에 재산분할청구를 부정하고 있다. 그러나 재산분할청구권 중 적어도 청산적 요소에 해당하는 부분은 중혼적 사실혼의 경우에도 인정하여야 한다는 견해가 유력하다.
채권자대위권과 이혼재산분할
협의나 심판에 의하여 구체적 내용이 확정되기 전에는 그 범위 및 내용이 불명확, 불확정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권리가 발생하였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를 보전하기 위하여 채권자대위권을 행사할 수 없다(대법원 1999. 4. 9. 선고 98다58016 판결).
재산분할청구권은 그 행사에 관하여 당사자의 의사가 절대적으로 존중되어야 하는 행사상의 일신전속권에 해당하므로, 협의나 심판에 의하여 구체적 내용이 확정된 경우 등과 같이 당사자에게 그 권리행사의 확정적인 의사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가 아니라면 채권자대위권의 목적이 될 수 없다고 하여야 한다.
채권자취소권과 이혼재산분할
⑴ 재산분할청구권을 피보전채권으로 하여 채권자취소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
재산분할을 명하는 재판이 확정되었거나 또는 이혼 당사자 사이에서 재산분할에 관한 합의가 성립하였을 때에는 그 재산분할의 액수나 범위도 구체적으로 확정되므로 이를 보전하기 위하여 일반 민사소송으로 채권자취소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데 의문의 여지가 없다.
문제는 아직 그와 같은 단계에 이르기 전에, 가령 부부의 일방(예컨대 처)이 이혼 및 재산분할청구를 준비하는 단계에 있거나 또는 이미 이혼 및 재산분할청구를 하여 소송이 계속되어 있는 상태에서 부부의 다른 일방(예컨대 夫)이 상대방 배우자의 재산분할청구권 행사를 해하기 위하여 자신의 재산을 처분한 경우에 그 상대방 배우자에게 어떤 구제방법이 있을까 하는 점이다.
이에 관하여 종래의 통설과 실무례는 앞서 본 채권자대위권에 관한 판례의 영향으로 채권자취소권 행사를 부정하였으나, 2007. 12. 21. 법률 제8720호로 개정된 민법은 제839조의3(재산분할청구권 보전을 위한 사해행위취소권)에 “① 부부의 일방이 다른 일방의 재산분할청구권 행사를 해함을 알면서도 재산권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행위를 한 때에는 다른 일방은 제406조 제1항을 준용하여 그 취소 및 원상회복을 가정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 ② 제1항의 소는 제406조 제2항의 기간 내에 제기하여야 한다.”라는 규정을 신설하여 이 문제를 입법적으로 해결하였다. 재판상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청구권 보전을 위한 사해행위취소권에 관하여도 이 규정이 준용된다(제843조). 이 소는 가정법원에 제기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는 가정법원에서 재산분할청구의 소와 채권자취소청구의 소를 병합하여 심리할 필요성을 고려한 것이다.
하지만 이 규정의 실효성에 대하여는 의문이 많이 제기되고 있고, 입법론으로는 근본적으로 부부재산제의 내용으로 특유재산의 처분제한 제도(㉠부부의 일방이 주택을 처분하거나 담보로 제공하는 경우, 주택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을 양도하거나 행사하는 경우, 재산을 무상으로 증여하는 경우, 보증채무를 부담하는 약정을 체결하는 경우에는 다른 일방의 동의를 얻도록 하고, ㉡부부의 일방이 다른 일방의 동의를 얻지 않고 위와 같은 행위를 한 때에는 다른 일방은 그 사실을 안 날부터 1년 또는 그 행위가 있은 날부터 3년 내에 이를 취소할 수 있으며, ㉢부부의 일방이 위와 같은 행위를 하는 경우에 다른 일방이 동의를 할 수 없거나 정당한 이유 없이 동의를 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법원이 당사자의 청구에 의하여 그 동의에 갈음하는 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유력하다.
⑵ 재산분할협의가 채권자취소권의 대상이 되는지 여부
이혼시의 재산분할이 제839조의2 제2항의 규정 취지에 반하여 상당하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과대하고, 재산분할을 구실로 이루어진 재산처분이라고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해행위로서 채권자취소권의 대상이 되지 아니하고, 위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어 사해행위로서 채권자취소권의 대상이 되는 경우에도 취소되는 범위는 그 상당한 부분을 초과하는 부분에 한정된다. 이 때 상당한 정도를 벗어나는 과대한 재산분할이라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는 점에 관한 증명책임은 채권자에게 있다( 대법원 2000. 9. 29. 선고 2000다25569 판결 등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