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법상 화해계약의 법적성질 및 취소/무효/해제 가능여부에 관한 판례


민법상 화해계약은 당사자가 상호 양보하여 당사자 간의 분쟁을 종지할 것을 약정하는 것이다. 당사자가 상호 양보하는 부분은 서로 손실을 입는 것을 승인하는 것으로서 상대방의 급부에 대하여 대가관계에 서게 되므로 화해계약은 유상계약에 해당한다(대법원 2000. 10. 27. 선고 98두199 판결). 민법상 화해계약은 묵시적으로 체결될 수도 있고(대법원 2014. 2. 27. 선고 2013다62810 판결), 묵시적인 합의로 해제될 수도 있다(대법원 1998. 1. 20. 선고 97다43499 판결).

민법상 화해계약에는 기판력이나 집행력이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강제집행을 하기 위해서는 별도로 이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해야 한다. 화해계약은 당사자를 구속하고 당사자 사이에서 창설적 효력을 갖는다. 즉 화해계약이 성립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창설적 효력에 의하여 종전의 법률관계를 바탕으로 한 권리의무관계는 소멸되고 계약 당사자 간에는 종전의 법률 관계가 어떠하였느냐를 묻지 않고 화해계약에 의하여 새로운 법률관계가 생긴다(대 법원 2004. 8. 20. 선고 2002다20353 판결 등).

민법상 착오취소 규정의 적용가능 여부

화해계약의 의사표시에 착오가 있더라도 이것이 당사자의 자격이나 목적인 분쟁 이외의 사항에 관한 것이 아니고 분쟁의 대상인 법률관계 자체에 관한 것일 때에는 이를 취소할 수 없다(위 대 법원 2002다20353 판결 등) 취소사유가 되는 ‘화해의 목적인 분쟁 이외의 사항’이라 함은 분쟁의 대상이 아니라 분쟁의 전제 또는 기초가 된 사항으로서, 쌍방 당사자가 예정한 것이어서 상호 양보의 내용으로 되지 않고 다툼이 없는 사실로 양해된 사항을 말한다(대법원 1997. 4. 11. 선고 95다48414 판결 등).

이런 점에서 민법상 화해계약에서는 착오의 대상이 분쟁의 전제가 된 사항인지 화해의 목적인 분쟁사항 그 자체인지 여부가 중요한데, 이는 개별 사건마다 화해계약의 체결에 이르게 된 구체적인 과정에서 당사자들이 서로 다툰 사항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면 과실의 존부나 책임의 소재는 사안에 따라 ⓐ 분쟁의 전제가 된 사항으로 인정되기도 하고 ⓑ 분쟁사항 그 자체로 인정되기도 한다.
전자의 예로는, 사고가 오로지 피해자의 과실로 인하여 발생한 것을 자인하고 합의하였으나 사고발생에 가해자의 과실이 경합되어 있었던 경우(대법원 1992. 7. 14. 선고 91다47208 판결), 아들이 금원을 편취 또는 갈취한 것으로 알고 합의하였으나 편취나 갈취한 것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 경우(대법원 1992. 10. 27. 선고 92다18719, 18726 판결), 환자가 의료과실로 사망한 것으로 전제하고 합의가 이루어졌으나 그 사인이 진료와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판명된 경우(대법원 1990. 11. 9. 선고 90다카22674 판결) 등이 있다.

반면 후자의 예로는 계약 당사자 사이에 수술 후 발생한 새로운 증세에 관하여 그 책임 소재와 손해의 전보를 둘러싸고 분쟁이 있어 오다가 이를 종결짓기 위하여 합의에 이른 경우(대법원 1995. 10. 12. 선고 94다42846 판결), 원고와 피고들 사이에 화재의 원인 및 책임의 소재에 관한 다툼이 있었고 이에 따라 위 화재가 원고의 부실공사로 인한 화재로 인정하기로 합의한 경우(대법원 2003. 7. 11. 선고 2003다21599 판결) 등이 있다.

다만 합의과정에서 외형상 과실의 존부나 책임의 소재가 다투어진 후 화해계약 체결에 이르렀다고 하더라도, 과실의 존부나 책임의 소재가 항상 ‘분쟁사항’으로 평가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그러한 합의에 이른 경위 등을 실질적으로 검토하여 판단되어야 한다(대법원 2001. 10. 12. 선고 2001다49326 판결).

민법상 화해계약은 그 계약 체결 당시 예상치 못한 손해가 추후 발생한 사안 등의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당사자 사이에서도 구속력이 제한된다(대법원 2002. 10. 22. 선고 2000다65666 판결 등).

화해계약 착오취소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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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해계약은 착오를 이유로 하여 취소하지 못한다(제733조 본문). 그러나 화해당사자의 자격 또는 화해의 목적인 분쟁 이외의 사항에 착오가 있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제733조 단서).여기서 ‘화해의 목적인 분쟁 이외의 사항’이라 함은 분쟁의 대상이 아니라 분쟁의 전제 또는 기초가 된 사항으로서, 쌍방 당사자가 예정한 것이어서 상호 양보의 내용으로 되지 않고 다툼이 없는 사실로 양해된 사항을 말한다(대법원 1997. 4. 11. 선고 95다48414 판결 등 참조).

◎ 대법원 2001. 10. 12. 선고 2001다49326 판결

원심은, 그 채용 증거들을 종합하여 판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최이 원고의 이 사건 치료행위와 전혀 무관한 ‘심관상동맥류내의 혈전형성으로 인한 심장성 돌연사’로 사망한 점과 아울러 최의 사망경위, 이 사건 합의 당시 피고 측이 원고에게 이 사건 치료 행위상의 과실이 있음을 전제로 금 3억 5천만 원의 손해배상금을 요구하는 등 이 사건 합의의 경위와 원고가 피고 측에게 ‘손해배상금’으로 금 110,000,000원을 지급하기로 한 합의내용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최의 사망이 자신의 치료행위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을 것이라고 내심 위안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맥페란을 주사할 경우 주사쇼크, 기도폐쇄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는데 마침 충무병원 담당의사로부터 ‘주사로 인한 기도폐쇄 때문에 사망하였을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의 말을 들은 데다가 최이 원고로부터 진찰을 받은 지 불과 2시간 만에 사망하였던 점 때문에 ‘최이 내가 주사한 맥페란의 부작용인 기도폐쇄로 사망하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였고, 특히 원고는 맥페란을 주사하면서 최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는 특이체질인지 여부를 미리 확인한다거나, 최의 어머니인 박에게 그와 같은 부작용에 대비하도록 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기 때문에 최의 사망으로 인한 민사상의 손해배상책임은 물론 나아가 형사적인 책임까지 질 수도 있다고 판단한 결과 합의에 이르렀고, 인간적 도의적 측면만으로 이 사건과 같은 거액의 돈을 지급한다는 것은 경험칙에 현저히 반하므로, 이 사건 합의는 원고의 과실을 전제로 한 것으로서 민사상의 손해배상 책임의 존재 그 자체는 분쟁의 대상이 아니라 합의의 전제였다고 봄이 상당하다(⇒따라서 그 점에 관하여 착오가 있었던 경우에는 제109조에 정한 요건에 따라 위 합의를 취소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심리미진, 채증법칙 위배, 착오로 인한 화해계약의 취소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은 없다. (중략) 기록에 의하면, 당시 병원을 개업한지 얼마 되지 아니한 원고가 이 사건 분쟁이 지속될 경우 병원운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최의 사망 후 2일 만에 서둘러 이 사건 합의를 하게 된 동기중의 하나였고, 원고가 피고 측과 합의를 하기 이전 및 합의 과정에서 ‘이 사건 치료행위에 과실이 없었다.’고 주장하였으며, 합의 후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을 때도 의료상의 과실이 없었다고 진술한 점은 인정되지만, 책임을 부인하는 원고의 언사는 합의과정에서 합의금액을 줄이려는 의도도 있었다고 보여지고, 원고 스스로 책임을 인정한다면 이는 형사책임으로 이어져 병원을 운영하는 의사인 원고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내심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책임을 스스로 인정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점과 전항에서 본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감안하여 볼 때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 사건 합의가 원고의 과실을 전제로 하지 아니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화해계약의 의사표시에 있어 중요 부분에 관한 착오의 존재 및 이것이 당사자의 자격이나 목적인 분쟁 이외의 사항에 관한 것이라는 점은 착오를 이유로 화해계약의 취소를 주장하는 사람이 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04. 8. 20. 선고 2002다20353 판결 등 참조).

사기로 인한 화해계약은 취소가능
화해계약은 화해당사자의 자격 또는 화해의 목적인 분쟁 이외의 사항에 착오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착오를 이유로 취소하지 못하지만, 화해계약이 사기로 인하여 이루어진 경우에는 화해의 목적인 분쟁에 관한 사항에 착오가 있는 때에도 제110조에 따라 이를 취소할 수 있다(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8다15278 판결).

조정결정이 민법상 화해계약의 효력을 갖는다는 것의 의미

ADR의 조정결정이 민법상 화해계약의 효력을 갖는 경우 원칙적으로 민법상 화해계약에 관한 법리가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조정결정에 의해 성립된 화해계약과 일반적인 민법상 화해계약은 성립과정 등에서 완전히 동일한 것은 아니므로, 이러한 차이점은 조정결정에 의해 성립된 화해계약의 효력이나 취소사유 등을 판단할 때 반영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분쟁 조정위원회의 구성이나 심의절차, 조정결정의 확정절차가 위법한 경우에 그 조정결정의 적법․유효 여부에 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는데, 이런 사유는 일응 ‘분쟁의 전제 사항에 착오가 있는 경우’에 준하여 착오 취소가 가능하다.

또 조정결정에 의해 성립된 화해계약은 당사자 외에 분쟁조정위원회가 개입할 뿐만 아니라 분쟁조정위원회가 적극적으로 조정안을 제시하는 과정을 거친다는 점에서 당사자들의 합의에 의해서만 성립되는 민법상 화해계약과 차이가 있고, 이러한 차이는 특히 조정결정에 의해 성립된 화해계약의 취소사유의 존부 판단 시 고려될 필요가 있다.

화해계약의 창설적 효력

민법 제732조(화해의 창설적효력 )화해계약은 당사자 일방이 양보한 권리가 소멸되고 상대방이 화해로 인하여 그 권리를 취득하는 효력이 있다.

화해계약의 전제가 된 다툼이 있는 법리관계는 소멸하고, 화해계약의 내용에 따른 새로운 법률관계가 발생되어 당사자는 그에 따른 새로운 권리의무를 갖게 된다(민법 제732조). 그러나, 이는 임의규정이기 때문에 당사자들 사이에 '화해계약 전 법률관계에 관한 명백한 증거가 나타나면 화해계약을 소멸시키기로 한 화해계약(해제조건부 법률행위)'는 유효할 수 있다. 화해계약의 창설적 효력은 화해의 전제가 된 분쟁의 대상이었던 사항에 한정되고 화해의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법률관계는 화해계약에 의해 영향을 받지 않는다. 또한 화해계약은 계약 당사자 사이에서만 효력을 가지는바, 제3자에게는 효력을 미치지 않는다.

제소전 화해는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있고 당사자 사이의 사법상 화해계약이 그 내용을 이루는 것이면 화해는 창설적 효력을 가져 화해가 이루어지면 종전의 법률관계를 바탕으로 한 권리의무관계는 소멸한다. 그러나 제소전 화해의 창설적 효력은 당사자 간에 다투어졌던 권리관계에만 미치는 것이지 당사자가 다툰 사실이 없었던 사항은 물론 화해의 전제로서 서로 양해하고 있는 사항에 관하여는 미치지 않는다.

따라서 제소전 화해가 있다고 하더라도 화해의 대상이 되지 않은 종전의 다른 법률관계까지 소멸하는 것은 아니다. 법률행위의 해석은 당사자가 표시행위에 부여한 객관적 의미를 명백하게 확정하는 것으로서, 서면에 사용된 문구에 구애받는 것은 아니지만 어디까지나 당사자의 내심적 의사의 여하에 관계없이 서면의 기재 내용에 의하여 당사자가 표시행위에 부여한 객관적 의미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하는 것이고, 당사자가 표시한 문언에 의하여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에는 문언의 내용과 법률행위가 이루어진 동기 및 경위, 당사자가 법률행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진정한 의사, 거래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맞도록 논리와 경험의 법칙, 그리고 사회 일반의 상식과 거래의 통념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할 것인데, 이러한 법리는 당사자 사이에 제소전 화해가 성립한 후 화해조항의 해석에 관하여 다툼이 있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어야 한다.

대법원 2019다299058 판결

손해배상 전문변호사 민사법 천안변호사 형사소송 평택변호사 손해배상

갑과 을 등이 점포에 관하여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후 “갑은 임대차기간 만료일에 을 등으로부터 임대차보증금을 반환받음과 동시에 점포를 을 등에게 인도한다.”라는 내용의 제소전 화해를 하였는데, 갑이 임대차기간 만료 전 임대차계약의 갱신을 요구한 사안에서, 임대차계약에 갑의 계약갱신요구권을 배제하는 내용이 없고, 오히려 계약을 갱신할 경우에 상호 협의한다고 정한 점, 화해조서에 임대차계약이 기간 만료로 종료하는 경우 갑이 임대차보증금을 반환받음과 동시에 을 등에게 점포를 인도한다고 기재되어 있을 뿐, 갑의 계약갱신요구권이나 이에 관한 권리관계에 대하여는 아무런 기재가 없으며, 그 내용이 갑의 계약갱신요구권 행사와 양립할 수 없는 것이라고 보기도 어려운 점, 갑이 계약갱신요구권을 미리 포기할 이유가 있었다고 볼 만한 사정을 찾기 어렵고, 화해조서에서 점포의 반환일을 임대차기간 만료일로 기재한 점이나 화해의 신청원인으로 ‘합의된 사항의 이행을 보장하고 장래에 발생할 분쟁을 방지하고자’ 함에 있다고 기재한 사정만으로 갑이 계약갱신요구권을 포기하는 의사를 표시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에 비추어, 갑의 계약갱신요구권은 화해 당시 분쟁의 대상으로 삼지 않은 사항으로서 화해에서 달리 정하거나 포기 등으로 소멸시킨다는 조항을 두지 않은 이상 화해의 창설적 효력이 미치지 않고, 갑은 화해조서 작성 이후에도 여전히 법이 보장하는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하는데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화해계약의 무효·취소·해제

화해계약이 사회질서에 반하는 경우(민법 제103조), 불공정한 폭리행위인 경우(민법 제104조)는 무효이며, 무능력으로 인한 취소(민법 제5조), 사기강박으로 인한 취소(민법 제110조) 등이 가능하다. 계약해제에 관한 규정도 적용된다.

법 제733조의 규정에 의하면, 화해계약은 화해당사자의 자격 또는 화해의 목적인 분쟁 이외의 사항에 착오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착오를 이유로 취소하지 못하지만, 화해계약이 사기로 인하여 이루어진 경우에는 화해의 목적인 분쟁에 관한 사항에 착오가 있는 때에도 민법 제110조에 따라 이를 취소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8다15278 판결 ).

민법 제733조(화해의 효력과 착오)화해계약은 착오를 이유로 하여 취소하지 못한다. 그러나 화해당사자의 자격 또는 화해의 목적인 분쟁 이외의 사항에 착오가 있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화해계약이 성립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창설적 효력에 따라 종전의 법률관계를 바탕으로 한 권리의무관계는 소멸하고, 계약 당사자 사이에 종전의 법률관계가 어떠하였는지를 묻지 않고 화해계약에 따라 새로운 법률관계가 생긴다. 따라서 화해계약의 의사표시에 착오가 있더라도 이것이 당사자의 자격이나 화해계약의 대상인 분쟁 이외의 사항에 관한 것이 아니고 분쟁의 대상인 법률관계 자체에 관한 것일 때에는 이를 취소할 수 없다.(대법원 2018. 5. 30. 선고 2017다21411 판결 [정산금등] > 종합법률정보 판례)

착오취소 제한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

화해계약은 당사자가 상호 양보하여 당사자 간의 분쟁을 종지할 것을 약정하는 것으로(민법 제731조), 당사자 일방이 양보한 권리가 소멸되고 상대방이 화해로 인하여 그 권리를 취득하는 효력이 있다(민법 제732조).

즉, 화해계약이 성립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창설적 효력에 따라 종전의 법률관계를 바탕으로 한 권리의무관계는 소멸하고, 계약 당사자 사이에 종전의 법률관계가 어떠하였는지를 묻지 않고 화해계약에 따라 새로운 법률관계가 생긴다.

민법상의 화해계약을 체결한 경우 당사자는 착오를 이유로 취소하지 못하고 다만 화해 당사자의 자격 또는 화해의 목적인 분쟁 이외의 사항에 착오가 있는 때에 한하여 이를 취소할 수 있다(민법제733조). ‘화해의 목적인 분쟁 이외의 사항’이라 함은 분쟁의 대상이 아니라 분쟁의 전제 또는 기초가 된 사항으로서, 쌍방 당사자가 예정한 것이어서 상호 양보의 내용으로 되지 않고 다툼이 없는 사실로 양해된 사항을 말한다(대법원 2020다227523, 227530 판결).

피해자측이 가해자의 사용자와 사이에 사고가 오로지 피해자의 과실로 인하여 발생한 것을 자인하고 치료비를 포함한 합의금 2,500,000원만을 받고 일체의 손해배상청구권을 포기하기로 합의한 경우 위 사고가 피해자의 과실로 인하여 발생하였다는 사실은 쌍방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어 양보의 대상이 되지 않았던 사실로서 화해의 목적인 분쟁의 대상이 아니라 그 분쟁의 전제가 되는 사항에 해당하는 것이므로, 위 사고발생에 가해자의 과실이 경합되어 있는데도 피해자측이 피해자의 일방적 과실에 의한 것으로 착각하여 위와 같은 합의를 한 것이라면 착오를 이유로 위 합의, 즉 화해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고 한 사례(대법원 91다47208 판결).

환자가 의료과실로 사망한 것으로 잘못 알고 의사와 환자유족 사이에 의사가 일정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유족은 민형사상의 책임을 묻지 않기로 화해가 이루어졌으나 그후 부검결과 사인이 치료행위와는 무관한 것으로 판명된 경우 위의 사인에 관한 착오는 화해의 목적인 손해배상의 액수, 민형사사건의 처리문제 등에 관한 것이 아니고 다툼의 대상도 아니고, 상호 양보의 내용으로 된 바도 없는 그 전제 내지 기초에 관한 착오이므로 이를 이유로 위 화해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대법원 90다카22674 판결).

화해계약이 성립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창설적 효력에 의하여 종전의 법률관계를 바탕으로 한 권리의무 관계는 소멸되고 계약 당사자간에는 종전의 법률관계가 어떠하였느냐를 묻지 않고 화해계약에 의하여 새로운 법률관계가 생기는 것이므로, 화해계약의 의사표시에 착오가 있더라도 이것이 당사자의 자격이나 목적인 분쟁 이외의 사항에 관한 것이 아니고 분쟁의 대상인 법률관계 자체에 관한 것일 때에는 이를 취소할 수 없다. 계약 당사자 사이에 수술 후 발생한 새로운 증세에 관하여 그 책임 소재와 손해의 전보를 둘러싸고 분쟁이 있어 오다가 이를 종결짓기 위하여 합의에 이른 것이라면, 가해자의 수술행위와 피해자의 수술 후의 증세 사이의 인과관계의 유무 및 그에 대한 가해자의 귀책사유의 유무는 분쟁의 대상인 법률관계 자체에 관한 것으로서, 가해자는 피해자의 수술 후의 증세가 가해자의 수술행위로 인한 것이 아니라거나 그에 대하여 가해자에게 귀책사유가 없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그 합의를 취소할 수 없다(대법원 94다42846 판결).

화해의 무효를 주장하는 자가 그 무효원인의 존재에 대한 증명책임을 진다. 화해의 착오취소를 주장하는 자가 착오의 존재, 그것이 단서에저 정하는 "화해의 목적인분쟁 이외의 사항"에 관한 것이라는 점, 민법 제109조 법률행위 내용의 중요부분에 대한 착오임을 주장·입증해야 한다. 착오가 착오자의 중과실에 의한 것임은 취소불가를 주장하는 상대방의 몫이다.

화해계약에 관한 해제권행사여부

화해계약이 성립하면 그 창설적 효력에 따라 당사자들이 양보한 권리는 화해계약의 효력이 발생한 시점에 소멸하고 당사자들은 그에 갈음하여 화해계약에 따른 새로운 권리를 취득하고 의무를 부담하게 되는 것이므로(제732조 참조), 화해계약 자체의 이행의 문제는 발생할 여지가 없다. 

따라서 당사자 사이에 약정해제권을 유보하면서 해제권이 행사되면 화해계약 이전의 법률관계로 복귀한다는 취지의 특별한 합의가 있었고 그에 따라 해제권이 행사되는 경우(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다23659 판결)를 제외하고는 화해계약에 따라 새롭게 발생한 의무의 불이행을 이유로 법정해제권을 근거로 화해계약을 해제하여 화해계약 이전의 법률관계로 복귀시킬 수는 없다(경개계약에 관한 대법원 2003. 2. 11. 선고 2002다62333 판결 등 참조).

◎ 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다23659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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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피고는 이 사건 제2합의서의 5-4항에서 ‘양 당사자 중 일방이 본 약정상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때에는 상대방은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그 이행을 최고하여야 하고, 그 기간 내에 이행을 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본 약정을 해제할 수 있다.’고 정하여 약정해제권 유보 조항을 두었는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피고는 위 약정해제권 유보 조항을 두는 등으로 이 사건 제2합의가 일방의 채무불이행으로 적법하게 해제될 경우에는 이 사건 제2합의 이전 법률관계인 이 사건 제1합의에 의한 법률관계로 복귀하여 그에 따른 권리·의무를 가지거나 부담하기로 약정한 것으로 해석함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제2합의가 위와 같은 취지의 약정해제권 유보 조항에 의하여 원고의 해제 의사표시에 따라 적법하게 해제된 이상,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제1합의에 기한 의무를 이행하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경우에는 상대방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법으로 구제를 받을 수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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