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인이 수집한 증거에 대한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 적용여부
사인의 위법수집증거의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 적용 여부와 증거능력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형사소송법 제308조의2)은 원래 국가기관인 수사기관의 위법수사를 억제하기 위한 법칙이므로 수사기관이 아닌 일반 사인이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에 대하여도 위 법칙이 적용되는지가 논의된다.
① 권리범위설은 권리의 중요성을 기준으로 사인의 위법수집증거로 침해되는 권리가 기본권의 핵심적 영역을 침해하는 경우에 한하여 위 법칙을 적용하자는 견해이고, ② 이익형량설은 실체적 진실발견이라는 공익과 개인의 사생활보호이익과 같은 개인적 이익을 비교형량하여 개인적 이익의 침해가 더 큰 경우에 한하여 위 법칙을 적용하자는 견해이고,
③ 적용부정설은 수사기관의 위법수집증거에 한하여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이 적용된다는 견해이다. 판례는 이익형량설의 입장이다.
검토하면 사인이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에 대해서도 기본권의 대사인적 효력에 따라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이 제한적으로 적용되고 다만 통신비밀보호법과 같이 특별히 증거능력을 배제하는 규정이 없는 경우에는 판례와 같이 이익형량설에 따라 실체적 진실발견이라는 공익과 침해된 기본권을 비교형량하여 그 적용에 합리적 고려를 하는 것이 타당하다.
[사례 1 : 사인이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물의 증거능력]
甲은 같은 동네에 살고 있는 A에게 수면제가 든 음료수를 주어 이를 마신 A가 정신을 잃은 틈을 타 그의 손가방에서 스마트폰을 꺼내어 해외통화를 하고 인터넷을 수십차례 이용한 다음 중고업자에게 팔아버렸다.
A가 甲에게 스마트폰을 빼앗긴 후 자신의 집에 찾아온 친구 B에게 그 사실에 관하여 말하는 것을 엿들은 A의 어머니 M은 A를 추궁하여 甲의 범행내용을 확인한 후 이를 경찰에 신고하였다. 그런데 경찰 조사에서 甲이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는 말을 전해들은 M은 사설탐정을 시켜 甲이 체류하는 모텔을 찾아낸 후 甲 몰래 그 모텔 방을 뒤져 甲의 A에 대한 범행의 증거물인 수면제의 일부를 확보하여 이를 경찰관 P에게 증거로 제출하였다.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형사소송법 제308조의2)은 원래 국가기관인 수사기관의 위법수사를 억제하기 위한 법칙이므로 수사기관이 아닌 일반 사인이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에 대하여도 위 법칙이 적용되는지가 논의되는데, 학설로 ① 위 법칙을 제한적으로 적용하자는 권리범위설과 이익형량설, ②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은 수사기관의 위법수집증거에 대하여만 적용되는 법칙이라는 이유로 적용부정설이 있다.
권리범위설은 권리의 중요성을 기준으로 하여 사인의 위법수집증거로 침해되는 권리가 기본권의 핵심적 영역을 침해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로 나누어 기본권의 핵심적 영역을 침해하는 경우에는 위 법칙을 적용하여 그 사인이 수집한 증거에 대해 증거능력을 부인하여야 한다는 견해이고, 이익형량설은 실체적 진실발견이라는 공익과 개인의 사생활보호이익과 같은 개인적 이익을 비교형량하여 개인적 이익의 침해가 더 큰 경우에 한하여 위 법칙을 적용하자는 견해이다. 판례는 이익형량설(이익교량설)의 입장이다.1)
검토하면 사인이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에 대해서도 기본권의 대사인적 효력에 따라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이 제한적으로 적용되고 다만 통신비밀보호법과 같이 특별히 증거능력을 배제하는 규정2)이 없는 경우에는 판례와 같이 이익형량설에 따라 실체적 진실발견이라는 공익과 침해된 기본권을 비교형량하여 그 적용에 합리적 고려를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된다.
피해자 A의 어머니 M의 입장에서 甲이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는 말을 들은 상태에서 부득이 사설탐정에게 부탁하게 되었고 위 수면제의 일부는 甲에 대한 유죄입증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증거이므로 비록 甲에 대한 주거의 자유나 사생활의 비밀이 일정 정도 침해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고 하여도 판례의 입장인 이익형량설에 따라 형사소송에서의 진실발견이라는 공익의 실현을 위하여 甲이 수인하여야 할 기본권의 제한에 해당되어 이러한 경우에는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이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증거능력이 인정된다고 하겠다.
[사례 2 : 사인이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서류의 증거능력]
甲은 밀수업자 A의 집에서 밀수품을 훔쳐 팔기로 마음먹고 A가 집을 비운 것을 확인한 후 A의 집에 들어갔다. 甲이 A의 가방 속에서 보석을 꺼내면서 USB메모리를 발견하고 그 내용을 확인하니 A가 그동안 밀수입한 내역이 날짜별, 물건별로 상세히 기록되어 있었고, 甲은 A를 곤경에 빠뜨리려고 USB메모리를 A의 인적 사항과 함께 경찰서에 우송하였다.
USB메모리는 수사기관이 아닌 甲이 A의 집에 침입하여 절도범행 중에 우연히 수집한 것으로 사인이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에 해당되어 이 경우에도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이 적용되는지가 문제된다.
그리고 USB메모리가 전문증거인 여부와 전문증거라면 전문법칙의 예외규정에 의하여 증거능력이 인정될 수 있는지가 문제된다.
사안에서 USB메모리에는 A가 밀수입한 내역이 날짜별, 물건별로 상세히 기록되어 있어서 A가 계속 묵비하는 상황에서 A에 대한 관세법위반죄의 입증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증거이므로 비록 A에 대한 주거의 자유나 사생활의 비밀이 어느 정도 침해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고 하여도 판례 입장인 이익형량설에 따라 형사소송에서의 진실발견이라는 공익의 실현을 위하여 A가 수인하여야 할 기본권의 제한에 해당되어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사례 3 : 사인의 위법수집증거와 임의제출물 압수의 증거능력]
A(여, 28세)는 甲의 집에서 甲과 乙이 함께 술에 취해 있던 자신을 칼로 위협하여 강간하였다며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하였다. 甲은 사법경찰관 P의 신문과정에서 乙과 함께 A를 칼로 위협하여 강간하였다고 진술하였고 P 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에 이러한 甲의 자백이 기재되었다. 甲은 검사 S의 신문과정에서도 동일하게 진술하여 S 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에도 이러한 甲의 자백이 기재되었다. 반면 乙은 경찰, 검찰의 모든 수사과정에서 자신의 강간혐의를 완강히 부인하였다. 이후 A는 甲의 집에 몰래 들어가 위 범행에 제공된 甲 소유의 칼이 마당에 버려진 것을 발견하고, 이를 가지고 나와 수사기관에 제출하였다. 甲과 乙이 공동으로 기소된 제1심 법정에서 甲은 자신은 A를 강간하지 않았고 乙이 A를 강간하였다고 진술을 번복하였으며, 乙은 수사기관에서와 마찬가지로 자신은 강간한 사실이 없다고 일관되게 진술하였다.
사안에서 乙이 비록 경찰, 검찰의 수사과정에서 강간혐의를 부인하고 있기는 하지만 甲은 자백하고 있고 피해자로서 A의 진술도 가능한 상태이어서 A가 甲의 집에 몰래 들어가서 가지고 나와야 할 만큼 칼이 반드시 필요한 증거라고 보기는 어렵기에 판례 입장인 이익형량설에 따라 형사소송에서의 진실발견이라는 공익의 실현을 위하여 甲이 수인하여야 할 기본권의 제한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어서 결국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이 적용됨에 따라 칼의 증거능력을 부정할 수가 있다고 하겠다